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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

코리아CC

by Marcus Park 2024.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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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cc

 

골프를 다녀왔다.

이상한 날이다. 설레임 혹은 긴장감으로 시작하는 골프가 대부분인 라인딩 횟수가 항상 부족한 나는 이 날은 그냥저냥 행복하기만 했다. 오랜만이다. 마치 클럽하우스에서 토악질을 해내어 부정적인 것들을 소변기에 다 쏟아내버린채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드라이버를 잡는다. 역시나 리듬이 빨라 주변의 비난 속에서 어색하게 웃으며 티박스를 내려오지만 나는 행복하다.

 

후세인이라는 게임을 한다.

 

주머니에서 나간 돈은 돌아오지를 않는다.

그래도 난 행복하다.

 

당연히 18홀을 계획하고 전체를 조율해야 하지만 나는 허덕허덕 퍼덕퍼덕 아이언을 온 힘을 다해 치면서 굴착기로 빙의하여 페어웨이를 훼손하지만 

난 행복하다.

 

숏게임이 나의 재산인데, 내 재산이 집을 나갔나보다. 50M 어프러치를 탄도 50도 이상으로 높게 띄어서 30M를 쳤다.

마음에 드는 탄도. 집나간 비거리.

 

페이스를 바꿔야한다. 정상적으로 진행했다간 바지라도 벗고 가야할 판이다.

 

전반 9이 끝나고 막걸리를 동반자를 보다 2모금 정도는 더 먹는다. 

나는 변신 중이다. 

집나간 나의 숏게임에게 텔리파시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다시 한 번 파이팅

 

코리아 CC

시작되는 후반

급격히 좋아지는 가을 날씨 속에 

나는 가을에 태어난 남자

 

좋다. 10번 홀 티샷부터 심삼치가 않다.

쭉쭉나간다.

250M는 친거라고 스스로에게 거짓의 주사를 놓고는

 

어프러치.

이번엔 땅을 타고 굴러 100M를 간다.

 

나의 숏게임이 경부고속도로가 막혀서 아직 오질 못했다.

 

하지만 나는 행복하다.

 

카트에서 동반자의 티샷을 본다. 방금 전 내 티샷을 생각해본다.

하이00와 삼0전0의 최근 주식장을 보는 듯하다.

 

나는 행복하다.

 

모든 게임이 끝났다. 멋있게 오랜만에 연초를 피워물고는 오늘 행복했다고 주입한다.

 

얼마나 행복했으면 돌아오는 길에 유튜브에서 어프러치 레슨을 보면서 식사자리로 간다.

 

큰일이다. 다음번 라운딩에서 라베를 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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